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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Europe)

2004.11 유럽-8편 사건사고 많은 이태리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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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kongsik 댓글 0건 조회 1,092회 작성일 21-12-1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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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를 떠나는 날이니만큼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 큰걸로 하나 먹다. (눈물을 삼키며, 너무 맛있어서..ㅠ.ㅠ)
얼른 자리를 잡으려 컴파트먼트에 올랐건만 거하게 취한 두 사람이 내 옆에 턱 와서 앉는다.
나에게 말을 시키는데 하나도 못알아 듣는 척하자 이내 코골며 잔다.
구석에 쳐박혀 자다 깨기를 반복하며 괴로운 밤.

새벽녘. 드디어 '바리' 도착.
코골며 자는 두 사람을 뒤로하고 꽤재재한 얼굴로 '알베로벨로'에 가는 지하철을 타다.
뾰족한 지붕이 독특한 스머프집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는 마을이 보인다.
키가 큰 사람은 겨우 통과할만한 작은 문과 하얀 벽이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도 또 장을 보고 (그리스 넘어가는 배에서 먹을려고) 다시 돌아와 그리스행 배를 타기위해 항구로 가다.

2시에 도착했건만 5시까지 그리스 낮잠시간이라 문을 열지도 않은 사무실앞에서 죽치고 기다렸다. (여기서부터 불안)
5시에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티켓을 사려했지만 오늘은 국경일이라 배가 뜨지않는단다. 헉!!! 이놈의 국경일!!
바로 뒤엔 나와 같은 상황을 맞은 한국인 여학생 두명이 서있었다. --;;
건물을 나와 계단에 퍼질러앉아 우리 세명은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근처 공원에서 밤을 세자, 역에서 잘까,
결국 유레일패스 울겨먹기로 야간기차를 타고 볼로냐로 갔다가 다음날 아침에 다시 오는 엄청난 계획을 짜버렸다.
일찍 기차에 올라 여자셋만의 공간에서 승무원에 "굿나잇" 인사까지 받으며 일단 두 다리뻗고 잠은 푹 잤다.

zzz 그러나....... 이른 새벽 볼로냐 도착. 잠이 덜깬 한국녀 삼인방.
역 직원에게 바리행 기차시간을 물었고 밀라노로 가서 갈아타라는 말에 무작정 갈아탄 것이 화근이었다.
(직원은 바리를 파리로 알아들었던것이었따...ㅠ.ㅠ)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판단이 흐려진 상태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뿐... 밀라노에 도착했다. 아침 9시.
역직원에게 물어보자 바리행은 6시 40분에 도착하는 기차가 제일 빠른 거라고. (배시간은 8시..)
어쩔수 없이 그거라도 타자는 심정으로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아침 9시부터 오후 7시 40분까지의 지루해 미쳐버릴것같은 기차여행이 시작되었다.
거기다.. 한시간 연착되는 것이었다... 식은 땀이 흐르고 손발이 오그라들기 시작했다.
역에서 내려 부리나케 뛰어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무조건 빨리 부두로 가자고 부탁해서 겨우 도착했다.
배는 이미...ㅠ.ㅠ 뿌다다다.............

결국 마지막 선택. 노숙.  착한 부두 직원의 도움으로 겨우 대합실 벤치에서 노숙을 하게 되고...
아무도 없는 대합실에서 우리 셋은 신나하며 빨래도 하고 화장실에서 오랜만에 머리도 감았다.
그리고는 철제 의자에 누워 잠이 들었지만...... 몇시간 뒤 추위에 잠이 깨 셋은 꼭 껴안고 떨었다.
예정대로라면 이미 그리스에서 이틀째를 맞이할텐데...
깨끗이 씻고 옷도 갈아입은 세 여자.
콧노래하며 시내로 나가 장을 더 보고 부두직원에게 감사의 표시로 한국 엽서 한장을 줬는데
그 직원이 다시 우리일행에게 선물로 과자 한 통을 주더라.

비록 배는 두번이나 놓치고 체력은 바닥이 났지만 나름대로 그 와중에 이탈리아 사람의 따뜻함도 살짝 느낀 하루였다.
그리고는 드디어!!!! 그리스행 배에 올랐다...
흐흑. 비록 의자에 구겨져 앉아 떨며 잤지만 전날에 비하면 꿀이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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